나는 연구의 결과 보고를 엑셀로 받는 것을 선호한다. 시트를 여러 개 만들 수 있고, 오른쪽과 아래 방향으로 원하는 대로 계속 쓸 수 있으며, 가로세로 줄을 딱딱 맞추기가 편해서 많이 쓰게 되었다. 나는 원래 원노트를 쓰는 것을 더 좋아했지만 학생들의 호응이 없고 엑셀로 자꾸 보내주기에 나도 엑셀이 익숙해졌다. 그런데 R(그 놈의 R!) 등에서 텍스트로 출력된 내용을 그대로 복붙하면 전체 내용이 한 행에 들어가게 되어 편집이 어려워진다. 이것은 항목들이 공백(' ')으로 구분되기 때문이다(space delimited). 이 때 각 항목이 한 개의 셀에 들어가도록 간단히 변환하는 방법이 있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서 소개한다. 예를 들어 다음은 어떤 통계 분석 결과를 그대로 엑셀에 복붙했을 때의 모습이다. 이렇게 그대로 복붙하면 한 행에 있는 모든 내용이 한 셀에 포함되게 된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각 항목 사이가 공백으로 구분돼 있어서 별개의 항목으로 식별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을 별개의 항목으로 식별되게 하려면 공백을 탭 문자로 바꿔야 한다(tab delimited). 그러려면 MS 워드를 이용해야 한다. 1) 위의 내용을 복사해서 MS 워드를 열고 이것을 붙이기한다. 2) 그 뒤에 공백을 탭 문자로 변환하는데, 그 전에 여러 개의 공백으로 이루어진 간격을 한 개의 공백으로 바꾸는 작업을 해야 한다. ctrl+h로 바꾸기를 한다. 찾을 내용에는 공백 두 개(' ')를, 바꿀 내용에는 공백 한 개(' ')를 입력한 뒤에 모두 바꾸기(alt+a)를 한다. 그러면 두 개씩의 공백이 한 개의 공백으로 바뀐다. 모두 바꾸기를 여러 번 반복해서 더 이상 바뀔 항목이 없도록 한다. 그러면 다음과 같이 간격이 하나의 공백으로 입력된 표가 만들어진다. 3) 모든 공백을 탭 문자로 변환한다. 다시 워드에서 ctrl+h를 누른 뒤에, 찾을 내용에는 공백 한 개(' ')를, 바꿀 내용에는 탭의 캐럿 문자('^t')를 입력한 뒤에 모두 바꾸기(ctrl+a)를 한다. 그러면 다음과 같이 간격이 탭으로 입력된 표가 만들어진다. 4) 이 내용을 그대로 엑셀에 복붙하면 안 되고, 먼저 서식을 제거해야 한다. 이것은 전에 소개한 PureText를 이용하면 간단하다. 또는 메모장에 한 번 복사를 한 뒤에 워드에 다시 붙여도 된다. 엑셀에 서식을 제거한 뒤에 복붙하면 우리가 원하는 표 모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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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통계 보고를 할 때는 Consolas 글씨체를 써라. R를 이용해서 통계 분석을 하거나 SPSS의 PROCESS 매크로를 사용한 결과를 보고할 때에는 글씨의 폭이 일정하지 않아서 행이 삐뚤빼뚤해지고 가독성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널리 사용되는 Calibri를 사용한 표의 예는 다음과 같다. 이런 식이면 어떤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기가 어려워서 표를 읽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진다. 이 때 글씨체를 잘 고르면 훨씬 보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아래 내가 연구한 결과를 소개한다.
일단 모든 행의 줄을 맞추려면 글자의 폭이 일정해야 한다. 폭이 일정한 글씨체를 monospaced(<--> proportional)라고 한다. 현재의 GUI가 생겨나기 전의 컴퓨터에서 사용하던, '텍스트 모드'에서의 글씨체이다. '체'로 끝나는 글꼴들(굴림체, 바탕체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런 글씨체를 써도 특정 부분을 진하게 표시하면(예를 들어 유의한 효과들을 볼드 처리하면) 그 부분의 글씨의 폭이 더 넓어져서 마찬가지로 보기 힘들어진다. 즉 monospaced도 bold에 대해서까지 monospaced는 아닌 것이다. bold 여부에 관계 없이 폭이 일정한 글씨체(즉 서로 다른 글자들, 예를 들어 w와 i의 폭은 서로 다르지만 각각이 bold가 돼도 폭이 바뀌지 않는)도 있는데 이것들은 uniwidth, duplexed, equal-width, multiplexed라는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하지만 uniwidth이면서 monospaced인 글꼴은 매우 드물다. 프로그래밍에 쓰이는 글꼴들이 이런 것들이다. 다음 페이지에 추천하는 글꼴들이 있다. https://www.quora.com/What-are-the-best-monospace-or-fixed-width-fonts-to-use-for-programming 윈도 운영체제에 이미 설치된 것들 중에서는 Consolas(추천), Courier 등이 uniwidth이면서 monospaced인 글씨체이다. 하지만 이런 글씨체의 단점은 굵은 글씨와 굵지 않은 글씨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볼드 처리하는 효과가 적다(산도 좋고 물도 좋고 정자도 좋은 곳은 찾기 힘들다.). 9 이상의 크기로 하면 좀 구분이 된다. 결론: Consolas를 9 이상으로 쓰는 것이 새로운 글꼴을 설치할 필요도 없고 가장 편리한 것 같다(어차피 지금까지 본 바로는 새로 설치해야 하는 글꼴 중에 이보다 더 보기 편한 것도 없다.). Consolas를 써서 위의 표를 다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보다시피 훨씬 보기가 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