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나 행동을 좋다/싫다(또는 좋다/나쁘다)고 말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예를 들어서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표한다든가, 목숨이 위험한 사람을 도운 의인의 행동을 칭찬하는 일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 그냥 좋다, 싫다라고 표현했을 때는 그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그 말 뒤의 함의 또한 모호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어떤 대도시의 시장이 '나는 퀴어축제를 반대한다'라고 했다면(홍준표 "대구 '퀴어축제' 용납 어려워…다른 곳에 가서 하라") 그건 무슨 의미일까?
호불호에 대한 말을 할 때 다음과 같은 범주를 사용하면 어떨까? 나는 좋고 싫다는 말이 의미하는 바를 다음과 같이 분류해 보았다.
이러한 분류를 사용하면 다양한 이슈에 대한 사람들의 발언을 보다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퀴어축제와 관련한 논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다. 바바리맨 축제는 어떤가? 제목부터가 매우 과격한데, 이 글에서는 다음의 세 가지에 대해 동등한 표현의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첫 번째 기사에 따르면 홍 시장은 “1%도 안되는 성 소수자의 권익만 중요하고 99% 성 다수자의 권익은 중요하지 않냐”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 역시 성 소수자가 자신의 성 지향성을 표현하는 것과 성 다수자가 성 소수자의 성 지향성 표현을 싫다고 말하는(또는 생각하는) 것을 동등하게 존중해 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이 말은 한 발 더 나아가 후자가 더 다수이므로 후자를 더 존중해 줘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는 것 같다. 이 분류법을 사용해서 자신의 입장을 보다 분명히 전달하게 된다면 서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더 잘 이해하게 될 수 있으므로 덜 소모적이고 더 생산적인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분류법을 이용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해 다양한 심리학적인 연구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0 Comments
Leave a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