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사흘 방치돼 숨진 20개월 아기…옆엔 김 싼 밥 한 공기뿐
어린이나 아기들이 어른들의 학대와 무관심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만큼 마음 아픈 것도 없다. 하지만 책임 있는 시민이라면 이런 기사를 읽고 슬퍼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죄책감과 분노를 느껴야 할 것이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목숨을 잃는 일을 막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정확히 연구된 바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집에서 어른들의 잘못으로 사망하는 일은 최근에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아마도 코로나 이후로 집에서 가족이 같이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스트레스도 늘어난 것이 원인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사람들이 아동 학대를 점점 더 '있을 수도 있는 일'로 여기게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사건들이 보도가 되는 방식이 문제를 심화시키는 것일 수 있다. 즉 아동 학대 사건에 지속적으로 노출이 되면, 그러한 사건의 잘잘못과 별도로 그 발생 빈도를 높게 지각하게 되고, 그 결과 그런 일이 마치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것과 같이 사회적 규범을 잘못 지각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할 때 자동적으로 아동에 대한 공격적인 행동이 활성화되어 실제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대책은 뭐가 있을까? 나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첫 번째 방법은 언론의 보도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 아동 학대에 대한 보도를 제한하거나, 학대의 구체적인 내용을 묘사하는 것을 제한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자살에 대한 보도에서 많은 제한을 두는 것과 같이 보도를 아예 하지 않거나 최소한의 정보만 보도하도록 한다면, 학대의 구체적인 양상이 머릿속에 가용하지 않을 것이므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낮아질 것이다. - 기사 말미에 아동 학대시 받을 수 있는 처벌의 내용을 넣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아동 학대를 할 경우 체포되어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에 대한 내용이 기사에 바로 이어진다면, 학대의 충동을 느끼더라도 그 충동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혐의만 가지고 언론이 판결을 내리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이런 종류의 범죄에 대해서는 최소한 이 정도의 벌을 받게 될 수 있다'라는 정보를 제공하는 형식이 된다면 문제도 되지 않고 너무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도 않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부모의 양육에 국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부모로서 아동을 학대한다는 것은 너무 엄청난 잘못이고 거의 인간이길 포기한 행동인 것처럼 여기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이 결코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저 무조건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금기시하고 그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아동 학대의 유혹에 누구든 빠질 수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그런 순간에 어떻게 그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를 과학적으로 연구하여 효과적인 예방 및 대처 전략을 세우는 것이 낫지 않을까? 예를 들어, 아동의 출생이나 입양, 또는 결혼으로 아동의 양육자가 되었을 때 아동 학대에 대한 소책자를 나눠줄 수 있을 것이다. 그 책자에는 아동 학대의 충동이 느껴질 때 그러한 충동을 스스로 이해하고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적을 수 있다. 또한 여기에도 아동 학대가 중죄가 될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면 예방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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